경상북도 영주의 옛 순흥 고을에 위치한 소수서원을 모르는 이는 아마 드물 것이다. 우리나라, 아니 이조의 첫 사액서원이요 수많은 정치인과 학자를 배출한 이 서원은 대원군 시절의 서원 철폐 정책에도 살아남을 만큼 그 유명세가 크다. 올곧게 뻗은 울창한 소나무와 사시장철 멈추지 않고 흘러내리는맑은 계곡물, 우람한 소백산 자락이 감싸는 듯 뻗어내린 이곳 지형(地形)은 범인(凡人)이 보아도 가히 천하 절승지라 일컬을 만하다. 이런 곳에서 심신을 연마하고 학문을 갈고 닦은 이들이 중앙 정계로 진출하여 크게 빛을 발하고 또한 후학들은 잘 길러냈다는 사실은 어찌 보면 당연지사라 할 수 있겠다. 인간은 작은 우주요 자연의 축소판이다. 불결하고 번잡스런 환경에 처해 있으면 인간 또한 혼미해지기 마련이고, 청정하고 수려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