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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마의 해/말의 해에 말을 말한다

단산사람 2014. 2. 10. 20:57

말의 해에 말을 말한다
대마산은 말과 관련 있는 산
멋진 경주마 생산 위해 97년 대마산목장 창업
말은 진취성과 깨끗함의 상징
[454호] 2014년 01월 16일 (목) 17:05:14 영주시민신문 okh7303@yjinews.com
   
 
   
 
   
▲ 대마산 중턱에는 실제 말목장이 있다. 97년 10만평 부지 위에 4만 5천평의 초지를 조성하고 현재 경주마, 승마, 조랑말(포니) 등 30여 두를 기르고 있다.

영주에 있는 산으로 말 마(馬)자를 쓰는 산은 대마산(大馬山. 372.9m)과 천마산(天馬山)이 있다. 소백산 형제봉에서 갈려 나와 동남으로 뻗은 자개지맥에는 자개봉-천마봉-대마산-철탄산-박봉산이 있다.

그 중 대마산 중턱에는 실제 말목장이 있어 말과는 어떤 관련이 있는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대마산은 영주시내 원당로에서 봉화 방향으로 가다가 의상로를 따라 부석방향으로 가면 진우(과현) 고개를 넘고 두 번째 고갯마루에 대마산목장 표석이 있고 그 서쪽으로 보이는 산이다.

이곳을 지나는 사람마다 “대마산에 말목장이 있으니 흥미롭다. 예전부터 말 목장이 있어 지명이 생긴 건지, 아니면 선조들의 예언에 따라 말목장이 생긴 건지 궁금하다 ”고 했다.

5일 아침 대마산목장 마사(馬舍)에서 말을 몰고 나오는 김한영(77) 대표를 만났다. 김 대표는 “무섬마을에서 태어났다. 97년 10만평 부지 위에 4만 5천평의 초지를 조성하고 마사와 승마장 시설을 마련했다”고 했다.

승마목장 창업 동기에 대해서는 “1993년부터 우리나라 최초 마주(馬主)제가 시행돼 초대 마주로 활동하면서 멋진 경주마를 생산, 경기장에 투입하고 싶어 시작했다”고 했다.

   
▲ 대마산목장 마사(馬舍)에서 말을 몰고 나오는 김한영 대표

김 대표는 말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한 때 60여 두까지 있었으나 지금은 경주마, 승마, 조랑말(포니) 등 30여 두가 있다. 말은 생후 6개월이면 젖을 떼고 두 살이 되면 경주마로 뛰기 시작해 7~10년까지 뛸 수 있고 그 후는 승마용으로 도태된다. 경주마의 시가(市價)는 억대의 명마도 있으나 생후 6개월 젖을 뗀 말의 경우 A급 2천 500만원, B급 2천100만원, C급 1천 7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국에 28개 말목장이 있고 마사회가 이를 구입해 제주도에서 훈련시킨 뒤 마주에게 경매한다”고 했다.

그는 또 “우리 목장에는 임신한 암마가 여럿 있으며 새끼를 낳아 여기서 직접 훈련시켜 2살이 되면 경매하기도 하고 지역민들을 위해 승마교실을 운영하기도 하고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한다”면서 “말의 해를 맞아 많은 영주시민들이 우리 말목장을 찾아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대마산의 내력에 대해 “동네 사람들은 이 고개를 광현고개라고 부른다. 광현은 넓을 광(廣)자에 고개 현(峴)자로 넓은 광장이 있는 고개라는 뜻인데 이제 이름에 걸맞는 승마장이 들어왔다며 반기고 있다”고 했다.

대마산은 과연 말과 관련이 있는 산일까? 향토사학자 최현(2007년 작고)은 영주의 상대역사(上代歷史)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삼국사기 소지왕 11년(489) 기록에서「가을 9월 고구려가 북변을 내습하여 과현(戈峴)에 이르고 겨울 10월 호산성(狐山城)을 함락하였다」라고 적고 있다. 이 때가 장수왕 69년 (481)이며 여기의 과현은 영주시 상망동에서 진우로 넘어 가는 고개로서 고구려가 신라의 북변인 이 과현을 넘어 왔다는 것이다. 이 과현 밑의 마을 이름은 예나 지금이나 망동(望洞, 현재 상망동과 하망동)이라 부르고 있는 것은 적의 동정을 살피는 망을 보는 마을이라는 뜻이며, 서쪽 마을 이름을 술골(戌谷 숙골, 현재 제일교회 뒤) 곧 술병(戌兵, 지키어 막는 병사), 군사들의 주둔지라는 뜻이다. 과현(현재 진우)에 고구려 군사가 주둔했다면 그 후방에는 말을 관리하는 마사(馬舍)나 조련장이 있었을 것으로 보여지며, 그곳이 대마산이 아닐까 추정한다”고 했다.

갑오년은 말의 해이다. 그 중 특히 푸른 말의 해라고 한다. 예전부터 여성이 말띠면 팔자가 세다는 속설이 있는데 그 중 푸른 말은 유독 드세다고들 한다. 하지만 사실 이런 속설들은 ‘말’도 안 되는 속설이다. 이러한 속설은 일제 강점기에 전해진 것으로 확인되는데 일본 사람들은 말띠 해에 태어난 사람들의 기질이 드세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대마목장 김 대표는 “말은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신의 사자이자 사람과 신을 이어주는 존재로 여겨졌으며 활달성, 추진력, 순발력, 진취성의 의미로 많이 받아들이고 있다. 또한 말은 깨끗한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마사 안이나 승마장 어디라도 말똥 한 톨 찾아볼 수 없도록 즉시 깨끗이 치운다. 우리 사회와 주변이 깨끗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원식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