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둥오리 1천여 마리 서천에서 겨울 난다 | ||||||||||||||||||||||||||||||||||||||||||||||||
[현장르포] 우리고장의 겨울 손님 청둥오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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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엔 서천서 놀고 밤엔 논에서 새들이 사는 곳이 사람살기 좋은 곳이라 했다. 서천은 텃새(참새) 수천 마리가 살고 철새들도 많이 찾아오는 곳으로 사람살기 딱 좋은 곳이다. 해마다 겨울이면 철새들이 서천에 찾아든다. 올해도 대표적 겨울 철새인 청둥오리가 아름다운 서천을 찾아왔다. 지난 11월 24일부터 12월 29일까지 서천교에서 적서교까지 서식하는 청둥오리떼를 관찰한 결과 1천여 마리가 겨울을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백산 아래 저수지등에 많이 찾아 오고 있기는 하지만 도심과 가까운 서천에 청둥오리가 떼지어 찾아온다는 것은 아직까지 생태계가 잘 보존되고 있음을 뜻한다. 권명희(45. 휴천2동) 씨의 서천예찬 글에는 “수십 수백마리의 청둥오리들이 물위를 날아들어 날개 짓하는 모습은 마치 물위에 핀 꽃잎이 바람에 펄럭이는 것 같다. 갈색 날개를 퍼덕일 때마다 푸른 깃과 흰털이 숨바꼭질을 한다. 급류를 타고 내려올 땐 래프팅 하는 것 같고 한가롭게 물위에 떠 있을 땐 백조의 호수 같다”고 썼다. 겨울 서천은 청둥오리가 있어 외롭지 않고 그들을 통해 편안함과 평화를 느낄 수 있다. ▲철새들이 서천을 떠났다? = 11월 24일 서천에서 만난 강종성(72.가흥1동)씨는 “창진 앞 다리공사로 물이 흐려져 새도 줄고 고기도 줄었다”고 했다. 그래서 ‘철새들이 떠났나’ 하고 걱정했다. 윤기진(83. 영주2동) 할아버지는 매일 서천교에서 창진까지 걷기 운동을 하면서 20여년간 서천을 지켜온 서천지킴이다. 윤 할아버지에 의하면 “서천교 상류 상수도 수원지 지점에 보(洑, 물을 가둠)가 있고 보를 중심으로 아래 위에 수백마리의 청둥오리가 날아들었는데 올해는 그 수가 반에 반으로 줄었다”고 했다. 그는 또 “저기를 봐! 다리공사를 하고 있지? 또 저기를 봐 화학공장에서 내려오는 하수가 서천으로 들어오지. 그래서 상수도 취수장도 저- 상류로 옮겨 갔잖아, 공장 폐수에다 공사장 소음이 철새들을 내쫓은 거야”라고 했다. ‘철새는 정말 서천을 떠났을까?’ 그날 이후 매일 시도 때도 없이 서천보의 청둥오리를 관찰했다. 11월이 가고 12월로 접어들어 날씨가 점점 추워지자 청둥오리의 수가 70, 150, 300, 500 마리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12월 29일까지 관찰한 결과 청둥오리가 제일 많은 곳은 서천교 상류 300m 지점에 있는 서천보였다. 여기는 인적이 드문데다 물이 깊고 먹이가 풍부해 평균 400~500마리가 무리지어 산다. 보 아래에도 200여 마리가 있고 서천교와 영주교 사이에도 200마리 정도 있다. 가흥교-제2가흥교-한정교-적서교 까지 군데군데 20~30마리씩 관찰됐다. 사진작가 김석태(65.가흥2동)씨는 “2006년부터 서천에 서식하는 철새들을 촬영해 왔는데 2010년부터 최근 3년 간 그 수가 줄어든 것 같아 걱정했다. 그런데 올해(2013)는 많이 온 것 같다”고 했다. 서천 철새들은 건재했다. 관찰을 시작할 때는 우려가 컸으나 일단 기우인 것으로 밝혀진 셈이다. ▲ 청둥오리의 하루 = 오전 6시 30분. 서천보에는 아직 어둠이 걷히지 않아 물체 식별이 어렵다. 멀리서 닭 우는 소리가 들리고 개짓는 소리도 들린다. 6시 50분. 먼동이 트자 공중에서 끼륵끼륵 소리가 나더니 청둥오리 몇 마리가 물 위에 내려않는다. 7시 10분 쯤 70여 마리가 내려앉았고 잠시 후 200여 마리로 늘어났다. 그들이 어디서 날아오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으나 서천 상류 방면에서 날아오는 것으로 추측된다. 청둥오리는 하루 종일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며 먹이를 찾고 노닐다가 해질 무렵(5시 55분) 서천 상류(안정들·창진들) 방향으로 날아갔다. 청둥오리는 전망이 확보된 곳에서 먹이를 찾고 밤에도 앞이 트인 논이나 하천 습지(모래섬)로 이동해 아침까지 머문다. 전망이 확보된 안전한 곳을 서식지로 택하는 것은 철새들의 본능이다. ▲ 청둥오리는 어디서 왔다 어디로 가나? =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이 최근(2011~2012) 청둥오리를 포획해 위치추적기(GPS)를 부착하고 이동경로와 번식지를 추적했다. 우리나라 하천에서 월동한 청둥오리는 3월말이 되면 중국 요녕성을 거쳐 내몽골로 북상한다. 그 곳에서 4월~7월 중 한배에 6〜12개의 알을 낳아 28〜29일 동안 암컷이 품어 새끼를 친다. 남하할 때는 11월 중순 출발해 중국 장춘시를 경유한 후 압록강을 건너고 북한 지역을 거쳐 월동했던 곳으로 다시 돌아온다. 주로 야간에 비행하며 1천 300Km를 이동하는데 약 2주 정도 걸린다. 서천 청둥오리는 암수의 비율이 20:1 정도로 대부분 갈색얼룩의 암컷들이고 광택나는 녹색 머리의 수놈은 수가 적다. 몸의 크기는 50-60Cm 이며 물속 동물과 식물을 모두 먹는 잡식성이다. 수명이 30년이라고 하니 30번 겨울을 서천에서 지낸다. ▲ 청둥오리에게 딱 좋은 서천의 겨울 = 영하 10도로 추운 아침 오리들이 궁금해 서천으로 갔다. ‘저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추워서 웅크리고 있을까?’ 현장에 갔을 때 청둥오리들은 보 상류의 물이 얼지 않는 곳으로 이동해 오글오글 몸을 붙이고 모여 있다. 또 다른 무리들은 보 아래 물이 계속 흘러 얼지 않는 곳에서 돌틈을 쪼기도 하고 자맥질을 하면서 먹이를 찾고 있다. 아마도 청둥오리들에게 이 추위는 활동하기 딱 좋은 날씨인 셈이다. 많은 철새들이 계속 서천을 찾아올지는 장담할 수 없다. 개발과 오염, 기후변화 등으로 서식지가 위협 받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사람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자연을 파괴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시민들에게 되돌아 올 수밖에 없다. 새들이 찾아오는 살기 좋은 우리고장이 되기를 소망한다. 이원식 시민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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