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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선비촌한과 불티나게 팔린다.

단산사람 2014. 2. 10. 20:22

영주 선비촌한과 불티나네

 

설과 한과

설은 앞두고 영주 특산품인 선비촌한과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옛 순흥부를 중심으로 우리고장 안방에서 대를 이어 전수된 제조방법으로 생산하는 영주 선비촌한과는 오직 수작업을 고수(固守)하고 있으며, 선조들이 먹던 옛맛(달지 않고 구수한 향)을 그대로 재현하는데 성공하여 날로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과자를 한과류(韓果類)라고 한다. 본래는 생과(生果)와 비교해서 가공하여 만든 과일의 대용품이라는 뜻에서 '조과류(造果類)'라고 하고, 우리나라 말로는 '과줄' 이라고 했다. 그러다 외래과자(洋果)와 구별하기 위해 '한과(韓果)'로 부르게 됐다. '果'란 말은 과일이란 뜻으로 삼국유사 가락국기 수로왕조에 처음 나오는데, 수로왕묘 제수에 과(果)가 쓰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제수(祭需)로 쓰는 果는 본래 자연의 과일인데, 과일이 없는 계절에는 과분으로 과일의 형태를 만들고, 여기에 과수(果樹)의 가지를 꽂아서 제수로 삼았다고 하니 한과는 2천년의 역사를 가진 전통 음식이다.

선비촌한과 이렇게 만든다

설을 닷새 앞둔 25일 새벽 3시. 교실 두 칸 크기의 선비촌한과 작업장에 불이 켜지고 박찬교(60. 선비촌한과 대표) 한과전수자는 유과를 튀기기 시작했다.

“왜 이렇게 이른 새벽에 작업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유과를 만들 때 가장 정성을 들여야 하는 작업이 튀기는 작업이므로 맑은 정신에 맑은 기(氣)를 불어넣기 위해 이 시간에 튀긴다”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숟가락만하던 반대기가 튀기고 또 튀기니 국그릇만한 크기로 부풀어 올랐다. 과연 정성과 기가 가득담긴 한과의 모양이 만들어진 것이다.

 

박 전수자는 “전통 한과를 대표하는 유과는 강정이라고도 하고 사각형 모양은 ‘산자(糤子)’라고 부른다”면서 한과 만드는 과정을 설명했다.

“한과는 정성과 인내가 필요하다. 찹쌀을 물에 씻어 항아리에 넣고 오래담가(7-10일) 꼬까지(골마지)가 끼도록 삭힌(발효) 다음 물에서 건져 깨끗이 씻어 물끼를 뺀 후 맷돌(기계)에 간다. 맷돌로 갈아낸 찹쌀가루에 생막걸리(영주산)와 콩물을 넣고 반죽하여 시루에 찐다. 쪄낸 떡을 꽈리가 일도록 오래 치댄다. 꽈리치대기는 반죽에 공기가 많이 들어 갈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며, 발효와 숙성이 잘 되고 꽈리치기가 잘 되면 유과를 튀겼을 때 잘 부풀어 오른다”고 했다. 그는 이어서 “꽈리치기 한 반죽을 도마에 놓고 밀대로 밀어서 얇고 넓게 펴 반대기를 만든다. 이 반대기를 손가락 크기로 자르면 유과가 되고 사방 5cm 정도로 자르면 산자가 된다. 이것을 방바닥에 펴서 며칠 간 말린 후 튀기는데 1차 튀김은 불리는 과정이고 2차 튀김은 부풀어 오르게 하는 과정이다. 튀겨진 산자(유과)을 조청에 담궜다가 튀밥을 묻히면 한과가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선비촌한과의 탄생

영주 선비촌한과는 1998년 농촌여성 일자리갖기 사업으로 시작하여 처음부터 영주시 대표브랜드로 출발했다. 이는 농촌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사업으로 창조경제의 좋은 사례가 됐다. 경북도 농업기술원이 발행한 「꿈을 향한 비전」(2013년 12월 발간)에는 농산물 가공 맛집 200곳을 소개하면서 영주 선비촌한과를 경북 대표 한과로 소개하고 있다.

박 전수자는 선비촌한과의 탄생에 대해 “웃귀내 권씨가문으로 시집 와서 시어머니(함창김씨)로부터 만드는 과정을 배웠다”면서 “우리고장 전통의 맛과 향을 찾기 위해 80세가 넘으신 어르신들을 찾아가 자문을 받기도 하고 문헌 연구와 실험을 통해 옛맛 찾기에 주력했다”고 했다.

박 전수자는 또 “우리 전통 음식의 특징은 재료 자체가 갖고 있는 순수한 맛을 살리기 위해서는 과학적인 배합이 기본이 된다”며 “전통의 맛을 살리는 것까지는 내가 한 일이고 경영과 홍보 그리고 더 발전시키는 일은 이제 딸(권오영)이 맡게 된다”고 했다.

 

대량 생산보다 전통 방법 고수할 터

박 전수자의 딸 권오영(어머니가 사장이라고 부름) 사장은 식품·영양학을 전공했으며 농민사관학교를 수료하는 등 차기 대표로 역량을 키워왔을 뿐만 아니라 전통식품에 대한 야심 또한 대단하다.

권 사장은 선비촌한과의 특징에 대해 “우리 한과는 우리집에서 직접 농사지은 찹쌀을 주 원료로 하고 우리고장 특산물인 흑미, 쑥, 인삼, 고구마 등을 첨가한 한과를 생산하고 있으며, 조청도 자체 생산하여 사용한다”고 했다. 그는 또 “우리 한과는 선조들이 즐겨 드시던 옛 맛처럼 달지 않고 담백한 맛과 구수한 향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며 “기계화 한 대량생산보다 전통방법에 의한 수작업을 고수하고 있다”고 했다.

설 대목에 얼마나 생산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으나 하루

에 중간 상자로 100개 이상 포장했으니 한 달 동안 2천 상자 정도 생산한 것 같다”고 했다.

 

앞으로의 전망과 계획

현재 창진리에 있는 공장은 2012년 신축한 건물로 작업환경이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평소에는 창진리 농촌 일손 1-2명에게 일자리를 주고 있으며 명절(설, 추석) 때는 지역주민 5-7명이 참여한다고 한다.

권 사장은 사업 확장 계획에 대해 “현대식 기계화는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처음같이 수작업을 계속할 계획”이라며 “2014년부터 조청 생산 허가를 받은 상태로 공장을 새로 짓고 기계를 설비하여 올 후반기부터 생산할 계획이다. 조청 역시 옛날 방식 그대로 전통을 살리고 우리마을에서 생산된 곡물을 재료로 하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에도 도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가 찾은 이날 오전 중에는 택배차가 몇 차례 오고 가는 등 분주했고 주문한 한과를 찾으러 오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원식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