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학교 이야기/나 어릴 적 이야기

영준네 과수원

단산사람 2007. 12. 8. 21:22

국민학교 3,4학년 쯤 되었을 것 같다.

우리 마을엔 과수원이 두개 있었는 데 아랫 과수원은 영준네 거고, 윗 과수원은 해주네 과수원이다.

학교 가는 길. 태진과 영준은 우리 집 앞에 와서 "이식아!"하고 부른다. 그래서 아주 친했다.

여름 오후엔 영준네 과수원에 자주 놀러 가곤했다.

영준과 친하기도 하지만 사과를 얻어 먹을 수 있어서 이다.

영준네 과수원에 들어서면 왼편에 집이 있고 과수원 안으로 20m 쯤 들어가면 원두막이 있었다.  

초여름 어느날  인심 좋으셨던 영준네 아버지(수염을 길게 길으셨고, 모두 일하씨로 통함)께서 주신 풋사과 몇 알  속씨까지 씹어 먹고 영준과 원두막에서 놀았다.

원두막 바로 옆 사과나무 가지에 새둥지가 보이고 둥지 속에 새알이 몇 개 보였다.

영준이 나보고 새알 훔쳐 오자고 했다. 원두막(2층)사다리를 내려와 새둥지가 있는 나무에 올라보려고 했는데 과수원지키는 사나운 개가 으르릉 거리며 내게 공격 자세를 취했다.

약간 겁먹었지만 그래도 사과 나무에 올라 볼라꼬 나무 밑으로 한 발짝 걸어가는 순간 무섭게 내게 공격했고 나는 재빨리 뒤돌아 봤지만 오른쪽 뒷허벅지를 물리고 말았다.

크게 울고불고 소리치고 야단이 났다. 어른들이 와서 개를 다른 곳으로 몰고간 후 허겁지겁 집으로 왔다. 그 날 개에 물린 허벅지는 아까정기 바르고 그 다음은 모르겠다.

나를 문 그 사나운 개는 몇 차례 광기를 보여 과수원에서 추방되어 영준네 본 집(옥대학교 뒤에 있는 집)으로 내려 갔고 계속 광기가 심해져서 단산지서 순경이 총을 쏴 진압한 것으로 기억된다.       

'행복한 학교 이야기 > 나 어릴 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살던 고향 고향집  (0) 2008.03.08
영준 아들 장가 가던 날  (0) 2007.12.10
흥부네 초가집  (0) 2007.12.05
기차와 기찻굴  (0) 2007.12.02
나의 어린 시절  (0) 2007.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