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좋은 마을 지동2리 ‘이르실’ | ||||||||||||||||||||||||||||||||||||||||||||||||||||||||||||||||||||||||||||||||||||||||||
우리마을 탐방 [34]이산면 지동2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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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면 지동2리 이르실 가는 길
지난 3일 오전 노란은행잎이 길에 곱게 내려앉은 날 이르실에 가서 송유익 이장, 전우덕 옥천전씨 후손, 김제구 노인회장, 전용구 우엄고택 종손 등과 이르실 500년 역사를 더듬어보고 이르실 옛터도 둘러봤다.
그래서 이르실 사람들은 「이곡」이란 ‘천하를 다스리는 훌륭한 인물이 태어날 마을’이란 뜻으로 좋게 해석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전 씨는 이어서 “태허 선조는 온성부사와 홍원현감을 지냈으며 이곳 맷돌배미(장수골 입구에 있는 들)에 터를 잡아 99칸 기와집을 짓고 영남의 선비들과 교유하며 후학 양성에 힘썼다”며 “마을 뒷산을 빈소골이라 하는데 이는 태허 선조 이후 부모상을 당해 3년동안 시묘살이를 하던 곳이라 하여 생긴 이름”이라고 했다. 전씨는 또 “당시 종가 마당에 있던 맷돌이 들 가운데 있어 맷돌배미라는 지명이 생겼다. 그 맷돌은 30년 전 농지정리를 하면서 제거됐다”고도 했다. 이 후 마을이 번성하여 양지마와 음지마가 생겼고 양지마를 이계(伊溪)라고도 불렀으며 수십 년 전에는 까치골(鵲洞)이라 부르기도 했다 한다.
전응삼은 이곳 이계(伊溪))마을의 입향조이며 호는 칠리(七里)이다. 성균관 생원을 지낸 칠리수(七里수)공은 당시 이기·정순붕 등이 척신과 어울려 국정을 문란케 하자 이에 분개하여 출세를 단념하고 초야에 묻혀 자적(自適)하며 일생을 마쳤다고 한다.
전규병의 호가 우엄(愚엄)이어서 우엄고택이라 부른다. 고택 안으로 들어서면 우물과 장독대의 어울림이 돋보이고 대문칸에는 커다란 가마솥이 걸려 있어 이 곳에서 하룻밤 묵어가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사랑채에 있는 방 두 개를 민박으로 사용하고 있어 조선시대 말 선비들의 삶을 체험할 수 있다.
화제의 주인공인 임숙빈 씨는 중등학교 미술교사로 재직하다 그만두고 11년동안 외국을 넘나들며 사업을 하던 중 폐암말기 판정을 받고 이 곳에 내려왔다. 가족들의 극진한 사랑으로 고택생활 4년만에 암세포가 소멸되고 99% 완치되었다고 하니 기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 임 씨는 “이곳은 천혜의 청정지역으로 자연이 아름답고 조용해서 잠자기 좋은 곳”이라며 “밤에는 별이 쏟아지고 낮에는 바람이 좋은 곳”이라고 했다. 하루하루의 삶이 새롭고 희망차다는 임 씨는 “내가 살아난 이유는 바람이 좋아서”라고 했다.
이 마을 김차교(81, 판교댁) 농부시인이 이르실 마을의 역사와 자연을 노래한 시로 보는 사람마다 감탄과 칭송이 대단하다.
김차교 시인은 62년 전 옥천전씨 이곡파 15대손 전우덕(83) 씨와 결혼하여 60여년 간 이르실에 살면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미풍양속 등을 시로 써 온 무명의 시인이다.
이르실 사람들 무수촌에 사는 권춘석(85)·채분이(82) 부부는 “우리마을은 축사나 양계장 등 오염원이 전혀 없는 청정마을”이며 “마을 입구에는 300년 묵은 소나무가 마을의 품격을 높이고 있다”고 했다.
무수촌 김남순(73)씨는 “선조들이 가장 귀하게 여긴 음식이 ‘전통발효식품’이었다. 발효식품 전시관이 곧 개관될 예정”이라고 했다. 이르실 옛터를 안내해 준 전우덕 어르신은 “옥천전씨 이곡파 종손은 전병준(17대손, 창원)이다. 종중은 선조들의 높은 뜻을 받들어 학문에 힘쓰고 있으며 수기치인의 선비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르실에는 50여 가구에 100여명이 살고 있으며 대부분 노인들이고 독거 가정이 많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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