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6.6(수) 10:00 현충일, 충혼탑에서 현충일 추념식을 마치고 12:10 단산행 버스에 올랐다.
단산으로 가는 버스 안에는 추념식에 참석했던 참전용사와 유족들이 20여 명 같이 타고 갔다.
소백산 12자락길은 내고향 단산의 산길을 걷는 길이라 감회(感懷)가 별다르다.
옛날 어릴적 할머니가 나물뜯으로 가신날, 어둑어둑 어둠이 내리면 걸어서 좌석까지 나물마중 갔었다.
그 때마다 할머니는 송구(소나무새순, 간식으로 먹음)를 서너자루 꺾어다 주셨다.
소백산 12자락은 경북 영주시 소백산면(단산면) 좌석에서 출발한다.
좌석에는 내 고향친구 김종예와 김태진이 아직도 여기에 살고 있다.
좌석을 이 곳 사람들은 '시거리'라고 부른다.
고치재로 가는 길과 원좌석으로 가는길이 갈리는 길로 '삼거리'라는 뜻이다.
1950년대에서 60년대 초까지 소백산 벌목 중심지가 시거리였는데 사람도 많고 밥집도 많았다.
12자락길은 정류장에서 내려 원좌석(상좌석) 방향으로 좌회전하면 자재기길로 시작된다.
옛날에는 다락논이 다닥다닥 있었는데 지금은 사과밭, 인삼밭, 고추밭, 감자밭으로 이어진다.
아무도 없는 산골에 노래소리가 쾅쾅 울린다. 가까이 가보니 농부가 농기구 창고 속에 라디오를 켜놓았다. ㅎㅎ
자작재(자작나무가 많아서 붙여진 이름)로 접어들면 숲길이 시작된다. 한낮인데도 어둑컴컴하다.
좁은 토끼길을 걸으며 물소리, 풀벌레소리, 산새소리를 들을 수 있다.
찍찍, 딱딱, 뻑뻑, 뽁뽁 가지가지 새소리를 들을 수 있고 가지각색 풀벌레 소리가 요란하다.
12자락길은 이야기가 참 많다.
500년 전 순흥의 금성대군이 단종 유배지 영월 청령포로 갈 때 아마도 이길을 갔을 것이라고 상상된다.
또한 6,25 전에는 빨갱이들이 이 곳에 은둔해 있다가 밤이면 민가에 내려가 만행(蠻行)을 저지르기도 했던 곳으로
1948년 여름 빨갱이들이 단산면 병산리 행갈마을에 내려가 사람을 죽이고 마을을 불질러 행갈마을이
풍지박산(風地雹散)되기도 했다.
자재기재를 넘으면 하얀찔레꽃길을 만나고 산딸기도 따먹고 오디(뽕)도 따먹을 수 있는 행운을 얻는다.
몇 년전 장안사라는 절이 생겼다. 이상하다, 국립공원지역에 절을 짓다니!
나는 늘 내고향 단산은 절이 없는 청정지역이라고 자랑했었다.
오염원이 없어서 물이 맑고 깨끗하다고 자랑했었는디, 이제는 자랑꺼리 한 가지가 줄든 샘이다.
그래도 장안사 부처님께 18배하고 유서 깊은 두렛골 서낭당으로 가서 소백산 산신이되신
금성대군신당 앞에 머리를 숙인다.
서낭당과 장안사가 있는 골짜기를 두렛골이라 한다. 두렛골, 이름이 정겹다.
어릴적 나뭇꾼일 때 나무하로 왔던 곳이고
청소년 때 또래들끼리 벤또 싸가지고 국망봉 오르던 길이다.
장안사에서 골짜기를 따라 오르다 남쪽(왼쪽)으로 기수를 돌려 점마로 가는 고개를 넘는다.
여기가 12자락 중 가장 힘든 고갯길이다. 물 한 모금 마시고 힘내서 고개를 넘으면 자두밭이 나온다.
어린자두가 조롱조롱 달려있다. 점마 사람들이 여기까지와서 농사를 짓기에 길이 대로다.
작은 고개를 넘으면 급경사 내리막길이고 잣나무숲길을 가게 된다. 점마 표지판이 있는 곳에서
저 멀리 아랫쪽을 내려다 보면 덕현마을과 더 멀리 배점이 보인다.
이곳 저곳에서 사람 소리가 들린다. 과수원에서 사과봉지 씌우는 작업이 한창이다.
점마는 집은 몇 채 안 되지만 골짜기가 모두 사과밭이다. 예전에는 쌀을 얻기 위해 다락논 골짜기였으나
지금은 모두 사과과수원이 되었다. 점마는 옛이름이고 지금은 과수원골이다.
이제 지루한 시멘트 포장길로 배점까지 가야한다.
1300여 년 전 의상(義湘)이 초암사 자리에 초막을 짓고 부석사 자리를 찾기 위해
소백산 자락길을 샅샅이 돌아다녔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면, 아마도 이길을(배점길) 여러번 다녔을 것으로 상상된다.
이야기가 흐르는 12자락길이다.
12자락 출발
경북 영주시 소백산면(단산면) 좌삭리 (시거리) 버스종점
시거리/직진하면 고치령이고 좌회전하면 원죄석(상좌석)길이다.
자락길은 좌측 다리건너 간다.
다시 죄회전 자작재로 간다.
인적없는 산골에 라디오소리가 쾅쾅/농기구 창고
자락길은 또끼길로 접어든다.
숲이 두꺼워 대낮에도 어두껌껌한다.
자작재로 오르는 길
자작재 정상
보랏빛 야생화
하얀 찔레꽃
엄마 일 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
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좋지/배고플 때 가만히 다먹었다오/
엄마엄마 부르며 따먹었다오/
산딸기 따먹기
산뽕 오디
오디 따먹기 체험하기
장안사에서 좌석방향으로 본 자작재
두렛골 과수원길
장안사
장안사 표지판
60년 역사를 자랑하는 김반장집
야생화길
국망봉길과 점마길의 갈림길
가랑잎길
잣나무길
점마에서 내려다본 배점/산과 과수원
사과봉지 씌우기
가도가도 끝없는 과수원길이 점마길이다.
좋은 소식 GNπ http://blog.daum.net/lwss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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