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당신이 희망입니다」를 읽고
영일초등학교 이원식
2007년 7월 9일(월) 영주교육청에서 여름방학을 앞두고 교장회의가 열렸다. 하영진 교육장님의 인사말씀 중에 전국 교육장연수회 때 KBS 박선규 기자의 특강이 있었다고 하시면서 박선규 기자가 ‘대한민국 선생님들에게 띄우는 희망의 메시지’가 있었다면서 이 책을 소개해 주셨다.
나는 학교로 돌아와 ‘우리학교 선생님 모두에게 드려야 겠다’는 생각에 즉시 주문을 했고 선생님들과 미리 약속을 했다. “방학동안 읽고 개학 후 토론회를 하자”고 했다.
며칠 뒤 책을 받는 순간 제목부터가 교사로서의 자긍심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했다.
「선생님 당신이 희망입니다.」
이 제목은 선생님에 대한 존경과 책임이 함께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일주일 걸려서 다 읽었는데 어떤 선생님께서는 3일만에 다 읽었다고 하셨다.
저자는 오늘의 대한민국은 선생님들이 만든 작품이라고 선생님을 추켜세운다. 가슴 부듯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다. 나의 교단 38년을 되돌 볼 때 부끄러움이 너무 많다. 초임 시절 가르치는 일에 부실했던 부끄러움이 있고 기강을 잡는다고 고성과 폭언, 회초리 아닌 몽두리가 있었고 단체기압과 강한 체벌 등이 지금 나를 무척 부끄럽게 하고 있다.
저자는 자신이 이 시대 세계 속의 지식인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의 결심 때문이라고 말한다. 세상의 어머니들이 다 그렇듯 저자의 어머니도 자식위해 모든 것을 다 희생한다. 저자의 어머니는 맹모삼천지교에 버금가는 결단을 내리고 석봉의 어머니와 같은 마음으로 자식을 교육한다. 어머니의 결심은 자녀들을 교육 시킬 수 있는 곳 서울로 이사한다.
저자는 어린시절을 여러 구절에서 회상한다. 훌륭한 선생님들이 계셨기에 오늘에 자신이 있다고 한다. 선생님이란 이름은 하늘이 주신 선물이라고도 말한다. 나도 그 말을 인용해 어느 날 직원회의 때 자랑스럽게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저자에게도 아픈 기억도 많이 있었다. 집안이 가난하여 담임선생님께 계란 한 꾸러미도 드리지 못한 안타까움이 있었고 선생님에게 심한 면박을 받은 기억도 있었다. “뭐야! 반장이란 새끼가 그런 소리를 해” 라는 수모를 받았을 때 심한 충격과 상처를 받았다고 말했다. 나도 그른 실수를 한 적이 있는 것 같아 부끄럽고 미안함이 되살아난다. 청년 교사 시절 여학생 부반장에게 “부반장이 이 것도 못해”라는 면박을 준 일이 있었다. 그 때의 부끄러움과 미안함을 씻기 위해 남은 교단생활이라도 아이들을 더 아끼고 사랑해 주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저자는 누가 뭐래도 교육의 첫째 목표는 인재 양성이라고 주장한다. 지금의 교육 현실을 바로 본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세계는 인재 양성에 모든 교육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북교육의 지표도 그렇고 단위 학교들의 교유목표도 맥을 같이 하고 있다. 특히 우리 초등 교육은 인재의 바탕을 마련하는 교육이고 떡잎을 키우는 교육이기에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교육 현장의 모든 선생님들은 교육자의 사명을 가지시고 이른 아침부터 늦은 오후까지 최선을 다하고 계신다. 선생님들은 가르치기 싫어도 가르쳐야 하고, 학생들은 배우고 싶지 않은 방법일지라고 열심히 배워야 한다는 교육의 기본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최근 들어 가끔씩 교육에 대한 비난과 절망의 목소리가 있지만 저자는 사람을 바꾸는 작업이 바로 교육이라는 믿음에 흔들림이 없다. 그래서 선생님의 자리를 굳게 지켜 스스로 희망이 되어 줄 것을 선생님들에게 호소한다. 이 책은 교육에 대한 담론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을 동시에 성찰하게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교육학과 사회학을 아울러 담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제도나 정책 보다는 선생님과 함께 희망을 이야기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필자도 그렇게 생각한다. 희망이라는 것은 더 나아지는 것이다. 개인과 가정 국가가 더 나아진다는 희망을 가질 때 지금 최선을 다하려는 힘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마땅한 자원도 특별히 없는 우리나라가 세계 11위라는 경제 대국이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교육력과 인재 양성에 있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그러한 현실을 정확하게 짚고 있다고 평가 한다. 우리의 모든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의 마음을 움직여 대한민국이 국민소득 2만 불 시대를 넘어 3만 불 시대의 선진국으로 진입하고 국민의 행복 지수를 높이는데 일익을 담당할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한다.
현대 교육을 시작한지 50년. 교육에 대한 비난과 교육 정책에 대한 의견은 봇물 터지 듯 쏟아져 나왔다. 또한 교사를 향한 차가운 시선이 많았기에 선생님들의 마음이 많이 상해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문제는 세상이 아니라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닿게 한다. 나는 38년 전 교사가 되었을 때 다짐을 다시 되새겨 본다. 그동안 농경사회와 산업사회, 정보사회에 이르기까지 나를 거쳐나가 멋진 사회 주역이 된 제자들의 모습을 떠 올려 보면서 선생님이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교단의 보람을 만끽한다.
저자도 나와 같은 격동의 현대사와 함께하며 오늘에 이른다. 쉽지 않았던 시절, 힘겨운 상황을 만날 때 마다 자신을 세워 준 것은 선생님의 가르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회고한다. 오늘날 자녀 문제로 고민하시는 학부모님들도 이 책을 읽어 자녀들을 바르게 키우고 강하게 키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지금 세계의 교육 동향은 학생의 권위가 너무 높아 교육하기 너무 힘든다고들 한다. 맞는 말이고 우리의 교육 현실도 그렇다. 학교에 기강이 없고 규율도 없다고들 한다. 그도 맞다. 어서 빨리 선생님들이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없는 기강을 세우고 규율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본다. 이 일을 다른 사람에게 미룰 수 없고 누구를 탓 할 수도 없다. 선생님들이 나서야 한다. 교사의 사명이 바로 여기에 있다. 기강을 세우고 규율을 바로 잡는 거.
요즘 들어 교육 경쟁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교육 경쟁력이란 친절이 우선이다. 친절하기 위해서는 겸손해야 한다. 백화점 직원이 고객을 기다리고 고객에 친절하듯 일찍 학교에 가서 아이들을 맞이해야 한다. 아이들 있는 곳에 선생님이 늘 함께하며 사랑과 지도에 집중 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교육 경쟁력이고 우리 교육을 세계 속에 우뚝 세우는 첩경이라고 의견을 보탠다.
끝으로 훌륭한 책을 세상에 내놓으신 박선규 저자님께 무한한 감사와 경의를 드리며 이 책을 통해 우리 교육이 한층 발전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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