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읍성 넘어에 있다 하여 성둑넘 마을
풍기인삼시장·역앞 인삼시장·유명맛집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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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2리 사람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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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면체육대회우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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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2리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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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행사(마을회관) |
풍기읍 서부2리 입지
서부2리는 풍기역 앞에 있는 마을이다. 멀리서 봤을 때 풍기역 기관차 급수탑이 보이는 곳이기도 하다. 풍기역 앞 도로(人蔘路)를 기준으로 서편에는 ‘풍기인삼시장’이 있고, 도로 양쪽과 샛골목, 순흥통로에는 재래인삼가게들이 즐비하다. 그리고 풍기의 유명 맛집들이 이곳에 모여 있다. 지난 3일 서부2리에 갔다. 이날 마을회관에서 김주영 이장, 송정근 노인회장, 장민수 개발위원장, 강창용 인삼시장상인회장 그리고 여러 마을사람들을 만나 풍기의 역사와 인삼시장 내력을 듣고 왔다.
풍기의 역사와 서부2리
삼국시대 초 삼국(三國)이 죽령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격전이 있었다고 한다. 신라 진흥왕(550년경)이 죽령을 넘어 고구려로 북진할 때 죽령 아래 풍기 땅에 전초기지인 기목진(基木鎭)을 설치했다. 통일신라 때 이 기목진이 행정구역 역할을 하게 되면서 풍기 최초 지명이 됐다.
고려 때는 기주(基州)라 불렀고, 조선 태종 13년(1413) 기천현(基川縣)이 됐다. 1414년 세종대왕의 아들 문종(李珦)의 태(胎)를 은풍현(지금 예천) 명봉산에 묻었는데 1450년 문종이 왕위에오르자 이를 기념하여 은풍의 풍(豊)자와 기천의 기(基)자를 따 풍기(豊基)라 하고 군(郡)으로 승격시켰다. 조선 중기(1600년경) 무렵 군(郡)의 행정구역을 면리(面里)로 정비할 때 서부리 지역은 풍기군 서부면 북문리(北門里)가 됐다. 1896(고종33년) 조선 말 행정구역 개편이 있었으나 변동사항이 없었다.
그 후 1914년 일제(日帝)에 의한 행정구역 개편 때 풍기군·순흥군·영천군이 영주군으로 통합되면서 영주군 풍기면 서부리가 됐다가 1942년 중앙선 철길이 서부리 중심을 관통하면서 서부1,2리로 분리되고, 1952년 역 인근 지역 인구증가로 1,2,3리로 분리됐다. 1973년 풍기읍 서부2리, 1980년 영풍군 풍기읍 서부2리, 1995년 영주시 풍기읍 서부2리가 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지명유래
서부리는 조선 때 행정구역 서부면에서 유래됐다. 조선 중기 군(郡)의 행정구역을 면리(面里)로 정비할 때 풍기읍성을 기준으로 동쪽을 동부면, 서쪽을 서부면이라 했다. 당시 서부면에는 서문리(서문거리), 북문리(순흥통로), 고로촌리(서부3리), 교촌리(향교), 등구리(등두들), 백동리(희여골), 욱금리 등이 있었다. 예전에 서부3리 지역을 웃서부 또는 고로동이라 불렀고, 서부2리 지역은 읍성 북촌 둑 넘어 있다하여 ‘성둑넘’이라 부르기도 했다.
이 마을 황기찬(82) 어르신은 “풍기역이 들어서기 전 역 주변은 둔덕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그 흙을 퍼내 논을 메워 역사(驛舍)를 짓고 택지와 장터가 마련됐다”며 “풍기역이 영업을 시작하면서 마을이 점점 커져 ‘역전마을’ ‘역전앞’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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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기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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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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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 건설중인 급수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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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기인삼 광고탑 |
풍기역과 급수탑
중앙선(청량리-경주) 철도는 조선총독부가 1936년 영천에서부터 놓기 시작하여 1941년 7월 영주까지 개통됐고, 1942년 4월 풍기-제천 구간이 개통되면서 중앙선 전 구간이 완성됐다.풍기역은 1942년 4월 1일 보통역으로 영업을 개시했으니 77년 역사를 가진 역이다.
송정근(84) 노인회장은 “서부2리 지역은 원래 논밭과 언덕빼기로 되어 있었으나 풍기역이 생긴 후 급속 발전했다”며 “역 앞에 버스정류장이 생기고, 약초, 비단, 잡화 등 물건을 파는 장옥(長屋)이 지어졌다. 또 북한 평안도 지역에서 정감록파 600세대가 풍기를 찾아 온 때가 중앙선철도가 개통된 직후”라고 말했다. 풍기역광장 서쪽에 증기기관차 급수탑이 우뚝하다. 30m 높이의 급수탑에는 50톤의 물을 저장했다고 하는데 ‘전국 최대 급수탑’이라고 전해온다. 당시 죽령터널을 통과할 모든 증기기관차는 풍기역에서 물을 기득 채운 후 죽령을 넘었다고 한다. 원희선(82) 어르신은 “풍기역 물탱크와 철도관사는 중앙선 철도 완공 전 1938-1941년 건축됐다고 선대로부터 들었다”며 “옛 물탱크는 풍기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가 지금은 ‘풍기인삼홍보탑’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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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기인삼시장 |
북적이는 ‘풍기인삼시장’
풍기역 앞 인삼시장은 인삼을 사려는 사람들로 늘 북적인다. 기차로, 승용차로, 관광버스로 풍기를 찾는 사람들 대부분은 풍기역 앞 인삼시장을 찾는다. 건물형 전통시장인 ‘풍기인삼시장’은 풍기를 대표하는 인삼시장이다. 지난 4일 오전 인삼시장 2층 사무실에서 강창용(49) 상인회장을 만났다.
강 회장은 “풍기인삼시장은 1970년대 노점상(露店商)을 모체로 1989년 사단법인 풍기인삼시장으로 설립되어 현재 모습을 갖추게 됐다”며 “초대 박형식 회장님을 비롯한 전재성·장하숙·신현운·박기상 전 회장님에 이어 제가 6대 회장이 되었다. 전 회장님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지금이 있고, 또 더 나은 미래를 기약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이어 “전임 회장님들께서 다른 시장과 차별화를 시도하여 시장을 활성화했다. 현재 건물 안에 50개 점포와 노점 23개 등 73개 점포에 상인, 종업원 등 200여명이 종사하고 있다”며 “수삼, 백삼, 홍삼, 가공제품 등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상품을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가 물었다. “10년 전 수삼 1채에 3만원 했는데 지금도 3만원이다. 어찌된 일이냐?”고 하니 황선웅(76) 개발위원은 “맞다. 지금은 재배기술의 발달에 이어 기계화 대량화로 생산비가 절감되어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 가능하다”며 “우리시장에는 직접 생산-판매하는 인삼전문가 점포들이 많다”고 말했다. 장민수(70) 개발위원장은 “풍기인삼시장이 잘 돼야 식당도 붐비고 풍기 경제가 산다”며 “풍기를 찾은 사람들은 백화점 형식 점포배치, 전 매장 100% 카드사용, 정품·정량·친절에 대단히 만족해 하신다”고 말했다.
[풍기인삼시장 대표전화054-636-7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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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앞 희망호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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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기인삼 재래시장 |
풍기맛집 여기 다 모여
서부2리에는 풍기 맛집들이 다 모여 있다는 게 자랑이다. 김주영(65) 이장은 “우리 마을에는 80년 전통의 서부냉면을 비롯하여 서부불고기, 인삼시장 지하 인삼식당, 칠백식당, 한결청국장, 장모님밥상, 굴다리반점, 역전식당 등 맛집들이 있는데 주말이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붐빈다”며 “식당이 많다는 것은 사람들이 많이 온다는 증표로 풍기의 자랑이요 희망”이라고 말했다. 인삼시장과 역 사이에 ‘희망호떡’ 가게가 있다. 평일에도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 인삼보따리를 들고 호떡줄에 선 사람에게 “어디서 오셨냐?”고 여쭈니 “울산서 왔다. 부석사 구경하고 수삼 몇 채 샀다”고 했다. 이날 호떡집 앞에는 인천, 성남, 부천에서 온 가족들이 인삼시장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서 즐거워했다.
서부2리 사람들
인삼시장 주차장 안쪽에 서부2리노인회관이 있다. 현관 옆 머리돌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샘이 깊은 물은 마르지 않는다. 추진위원장 황선웅, 이장 황병열, 지도자 김영은, 여성대표 장하숙 1996년 12월」이라고 새겼다. ‘어르신을 공경하라’는 뜻으로 보여 진다. 김주영 이장의 안내로 경로당에 들어섰다. 경로당 사랑방에는 송정근 회장을 비롯한 10여분이 모이셨다. 송 회장은 마을 지도자들 앞에서 “노인회관이 시장과 인접해 조금 번잡한 편이고, 건물은 노후됐다”며 “이 건물은 주차장으로 쓰고 뒤쪽으로 이전 신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로당 안방에는 할머니 여러분이 한판 치는데 열중하고 계신다.
김의연(89) 할머니는 “노인정은 내 방 같이 편안하고 친구들은 가족같이 따뜻하다”며 “노인들의 편의를 위해 늘 신경 써 주시는 김주영 이장님과 송정근 노인회장님, 서영춘 부녀회장님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김봉란(78) 전 여성회장은 “매일 10명 이상 모여 민화투를 치는 게 제일 재미가 좋다”며 “경로당에서 같이 놀다가 저녁을 같이 먹고 집으로 간다. 경로당 친구끼리 서로서로 돌보미가 돼 주면서 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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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자 여성총무 |
김군자(77) 여성총무는 “시(市)에서 노인정을 적극 지원해 주신다. 겨울에는 따뜻하게 여름에는 시원하게 해 주셔서 고맙다. 또 건강보건교육, 치매예방교육 등 건강프로그램을 운영해 주셔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영춘(70) 부녀회장은 “3년 전 임기를 마쳤는데 부족한 사람이 또 부녀회장을 맡게 됐다”며 “지역행사, 시행사가 많다보니 노인정을 잘 돌보지 못해 죄송하다. 이장님과 소통하면서 어르신들이 불편함 없이 잘 지내시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동네 한 바퀴 돌면서 마을의 내력을 설명해 주신 김주영 이장님, 풍기인삼시장의 연혁과 매장 곳곳을 설명해 주신 강창용 회장님과 김동미 사무장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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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 이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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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근 노인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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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수 개발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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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용 인삼시장상인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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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춘 부녀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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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웅 개발위 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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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연 할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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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기찬 어르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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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선 어르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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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란 전 여성회장 |
이원식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