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사랑 이야기/무섬마을

가시박, 무섬을 점령하다.

단산사람 2013. 10. 9. 20:16

가시박, ‘무섬마을 점령’하다

-상상을 초월한 가시박 생육속도 피해 지역 확대

-내성천과 서천변 모든 버드나무 고사 위기

-새마을 정신으로 관민이 합력해야 제거 가능

아름다운 무섬을 향해 가시박이 총 공격을 하고 있는듯하다. 지난 13일 경운기를 몰고 서천 강변로를 가던 한 농부(75, 노트리)는

가시박 넝쿨을 가리키며 “온 산천이 가시박으로 덮힐 것 같다”며 “이놈은 생육속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빨라 하룻밤 자고나면 한

발(약 1m 50Cm) 정도 자라고 한 사나흘이면 나무를 완전히 덮어버 린다”고 하면서 가시박 피해를 걱정했다.

추석 연휴기간(18-20) 동안도 무섬마을을 찾는 사람들은 강변 주창장을 가득 매울 정도로 많았다. 차를 두고 걸어가는 사람들은 가시박 피해의 심각성을 발견하고 “가시박이 버드나무를 덮어 버들무덤이 늘어나고 있다”

며 “가시박이 무섬을 통째로 덮어버릴 기세이니 문제가 심각하다”고 걱정들이다.

무섬마을 인근 내성천과 서천의 강변에는 등굽은버드나무가 있어 무섬의 운치(韻致)를 더해 준다. 그런데 강둑을 자세히 살펴보면 가시박이 둑을 덮고 있을 뿐만 아니라 버드나무에 기어올라 무덤모양을 만들기도 하고 이슬람사원모양의 탑을 만들기도 한다.

가시박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곳은 이 곳 뿐만 아니다.

시내에서 무섬방향 표지판을 따라 가보자.

퍼머스마켓을 지나 문수로 향하다 보면 장암마을로 가는 둑길에 코스모스가 만발하여 발길을 멈추게 한다. 그런데 코스모스길 옆 도랑과 논둑에는 온통 가시박이 뒤덮고 있어 지천(至賤)으로 피고 지던 들꽃들은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문수면사무소를 지나 문수역 앞 도랑가는 물론이고 산골짜기로 20여m나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월호교 주변은 더욱 심각하다. 새로 만든 자전거 전용도로 다리난간에도 가시박이 기어오르고 있으며 강 건너 제방은 모두 가시박 세상이다.

성잠교에서부터 승평교-무섬교에 이르는 코스모스 10리길에는 차를 세우고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아름다운 코스모스길 너머 제방에는 가시를 감춘 가시박이 코스모스를 넘보고 있다.

무섬마을 유물전시관에서 내성천을 따라 수도사 방향으로 내려가면 가시박의 기세는 더욱 왕성하다. 소들이마을(수도사) 앞과 냇가는 온통 가시박덤불 투성이 이고 강 건너에는 산중턱까지 치고 올라갔다.

20일 오후 소들이마을에 사는 권씨(87) 할머니는 “가시박인지 먼지 억센 덤불이 한정없이 퍼지고 있다. 어릴 때 없애야 되는데 지금은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다” 라고 했다. 방미엄마라고 밝힌 여성농업경영인(42, 수도리)은 비닐하우스를 가리키며 “가시박이 우리 비닐하우스를 덮쳐서 낫으로 치고 약을 쳤는데도 소용이 없었다”며 “가시박을 잡자면 어릴 때(5월) 약을 쎄게(독하게) 치고 1개월 후(6-7월) 다시 쎄게 치면 잡을 수 있다”라고 했고 이 마을 오동주(67, 수도리)씨는 “지금도 계속 새순이 올라오고 있으며 가시가 청바지를 뚫을 정도로 억세다“며 “가시박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은 동민들이 나서야 하고 옛날에 새마을 운동하듯 하면 될까. 공공근로 투입해 봤자 별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오 씨의 친구 권병성(67, 평은 강동리)씨는 “가시박 피해는 여기뿐만 아니라 평은면 강동리, 장수면 반구리 하천에도 기세가 대단하다”고 했다. 오늘의 무섬마을(주요민속문화재 지정)이 있게 한 김한세 전 무섬마을보존회장(초대회장)은 “노트리에서 무섬까지에 이르는 강둑을 바라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고 하면서 “영주시와 문수면에서 해마다 공공근로 투입과 농촌지도자회를 통해 제거 사업을 펼쳤으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국가적 지원과 지역민이 합력하여 제거작업에 나서야 하고 씨가 떨어지기 전에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이를 방치했다간 내성천 모든 버드나무가 고사할 뿐만 아니라 농작물과 산림에도 큰 피해는 물론 국가적 재난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북전문대 박창규 교수는 “오래 전부터 가시박 피해를 우려 했다”며 “완전 제거를 위한 최상의 방법은 5월초 유목이 30Cm 이상 자라기 전 제거하고, 6~8월에는 계속 순찰을 하면서 넝쿨째로 뽑거나 크게 자란 넝쿨은 낫으로 베고, 9월 이후에는 열매를 맺지 못하도록 하는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강변마을 사람들은 한결같이 “가시박이 한정 없다”고 입을 모았고 “제거 노력에 비해 확산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말했다.

 

 

 

 

 

 

효마을

 

 

 

 

 

코스모스길

효마을

자전차전용도로

월호교

성잠교

성잠교

승평교

무섬마을-수도리

 

무섬-수도리

 

무섬-수도리

수도리

 

수도리

수도사

수도사

소들이

소들이들

소들이산

소들이산

 

 

내선천과 서천 합수지

 

 

합수지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