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꼭지가 떨어져 나간 상원사 동종 이야기
상원사 동종 역시 1465년 상원사를 새로 짓는 일과 관련이 있다. 조정으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아 1466년 상원사를 낙성했지만 종은 만들지 못한 모양이다. 그래서 전국적으로 종을 수배해 그 중 가장 아름답고 소리가 좋은 것을 상원사로 보내도록 하라는 어명이 내려졌다. 경상도 안동의 역사를 기록한 <영가지(永嘉誌)>에 따르면, 안동의 어느 절에 국내에서 가장 오래되고 아름다운 종이 있었다고 한다. 이 종은 나중에 안동도호부의 남문 누각으로 옮겨져 시각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 상원사 동종: 오른쪽 위, 젖꼭지가 떨어진 자국이 보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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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안동 남문의 종이 선택되어 상원사로 가게 되었고 한다. 그래서 이 종이 죽령을 넘어 오대산 상원사로 옮겨지게 되었다. 1469년(예종 1) 이 종이 죽령을 넘다가 아마 마차에서 미끄러져 떨어진 모양이다. 이때 종의 상단부에 있는 종유(鐘乳: 종의 젖꼭지) 하나가 떨어져 나갔을 것이다. 그러니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하고 이 일을 맡은 관리가 난처한 입장에 처하게 되었을 것이다.
이때 재치 있는 사람이 다음과 같은 아이디어를 낸 것 같다. "고개를 넘다가 쉬는데 종이 더 이상 움직이지 않으니 어찌해야 합니까? 그 이유를 알아보니 이 종이 옛 고장 안동을 떠나기 싫어서인 모양입니다. 그렇다면 종의 젖꼭지를 하나 떼어 안동으로 보내도록 하면 어떻겠습니까?" 그렇게 하자 종이 움직이기 시작하더라는 것이다. 정말 그럴듯한 스토리텔링이다. 상원사 종을 보면 사방으로 9개씩 모두 36개 종유가 있다. 그런데 정말로 그 중 하나의 종유가 떨어지고 없다. <영가지>의 이야기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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