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봉화군 봉성면 우곡리(우르실)에서 열리는 가재축제에 가면
삼꿋방식으로 옥수수와 감자를 구워먹는다.
삼꿋이 무엇이냐고요?
먼저 삼밭과 삼꿋거리 이야기부터 들어보면 삼꿋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어른들(지금 60대 이상)의 소싯적, 농한기의 짭짤한 소득원은 길쌈(삼실 따위로
베, 모시 등의 직물을 짜내기까지 손으로 하는 모든 과정의 일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었다.
길쌈의 원료는 다름 아닌 삼이다.
그런데 오래전부터 대마초다 뭐다 해서 나라에서 엄하게 통제를 해서 삼밭
구경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돼버렸다.
우리 소싯적엔 동네마다 여기 저기 시퍼런 삼밭이 있었다.
삼밭의 삼대가 어른 키보다 더 크게 자라면 삼대를 베어 수확을 해야 한다.
온 식구들이 여름철 모내기 끝나기 무섭게 낫 들고 삼밭으로 가 어른 키보다 훨씬 큰
삼줄기를 쓱싹 쓰러뜨려놓는다.
삼 아랫도리를 붙잡고 대작대기로 삼잎삭과 잔 가지를 툭툭 쳐서 다듬어서 한 단씩
묶어놓으면 남자들은 그 무거운 삼단을 지게에 올려 삼꿋거리로 지고 간다.
삼꿋거리는 물을 길러대기 좋은 냇가에 있다. 길다란 삼줄기를 삶아낼 재간이 없어서,
사람들은 구덩이를 판다음 사람 머리통만한 돌멩이를 잔뜩 쌓아놓고, 거기에나무단을 놓고 불을 질러 돌들을 뜨겁게 달군 다음 그 위에 삼다발을 쌓고 흙을 덮고
물을 부어대면 김이 푹푹 올라오며 삼대가 누렇게 익는다.
어릴적 감재(감자)꾸지(구워먹기) 해 먹어본 사람들은 삼꿋을 이해할 것 같다.
여러사람이 한꺼번에 먹으려면 삼꿋방식으로 감자와 옥수수를 익혀 먹는다.
우르실 옛모습
2013년 8월 3일 오전 7시 30분
경북 봉화군 봉성면 우곡1리(우르실마을) 옛 우곡분교자리
삼꿋기능보유자 황병화(69, 우르실)씨
2개의 구덩이
왼쪽 구덩이는 불을 피워 돌을 달구고 오른쪽 구덩이는 감자와 옥수수를 넣는 굽는 구덩이다.
2시간 정도 불을 땐다.
구덩이 벽에 돌을 달구고 있는 중
구덩이와 구덩이 사이에 구멍이 뚫어져 있다.
뜨거운 김이 통하는 구멍이다.
돌을 구덩이 안으로 넣는다.
돌 넣는 중
우르실이 시댁이라는 어떤분이 처음보는 거라며 사진을 찍고 있다.
옥수수와 감자가 들어갈 구덩이에 개똥쑥과 솔잎을 넣는다.
깨똥쑥향과 솔향이 감자와 옥수수에 스며들게 하기 위함이다.
감자와 옥수수 그리고 개똥쑥과 솔잎을 차곡차곡 밟아 넣는다.
개똥쑥과 솔잎으로 구덩이를 가득 채운다.
감자와 옥수수 구덩이를 흙으로 덮는다.
돌구덩이를 흙으로 덮고 물을 붓는다.
수증기가 화산처럼 올라온다.
공기가 통하지 않도록 구덩이를 덮는다.
2시간 후 구덩이를 열어 감자와 옥수수를 꺼낸다.
축제 참가자와 관광객들에게 나누어 준다.
이날 옥수수 500자루와 감자 500개를 나누어 주었다.
삼꿋 감자와 옥수수
좋은 소식 GNπ http://blog.daum.net/lwss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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