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신백성 배순의 점방(대장간)이 있던 마을 “배점2리” | ||||||||||||||||||||||||||||||||||||||||||||||||||||||||||||||||||||||||||||||||||||||||||||||||||||||||||||
우리마을 탐방[50] 순흥면 배점2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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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순의 ‘배’자와 점방이란 ‘점’자를 따서 ‘배점’ 순흥면 배점2리 가는 길
영주시내에서 회헌로를 따라 순흥으로 간다. 순흥면사무소에서 소수서원 방향으로 200m 쯤 올라가면 죽계사거리가 나오고 여기서 초암사, 국망봉 방향으로 직진한다. 비봉산자락을 S코스로 몇번 돌아 오르면 순흥(배점)저수지에 이르게 되고, 저수지 주변에는 한스빌(통나무주택단지), 산장과 펜션, 토속음식, 전통찻집 등이 즐비하다. 배점1리(하평,상평) 앞을 지나면 옛 배점초등학교와 삼괴정이 나타나고 배점 본 마을은 산자락 아래 옹기종기 자리 잡았다. 배점2리에는 아름다운 죽계구곡이 있으며, 의상대사가 부석사 터를 찾을 때 초막을 지어 임시거처로 사용했다는 초암사도 있다. 또한 소백산자락길 제1자락의 시작도 배점부터이고, 12자락 마지막 종점도 배점이다.
지난 3일 오후 1시 경 배점마을로 갔다. 마을입구에서 김진환 이장에게 전화를 하니 “상평 고갯마루에 있는 과수원에서 전지(剪枝)를 하고 있다”고 했다. 상평마을을 지나 과수원길을 따라 올라가서 김 이장을 만났다. 김 이장은 “지금 배점리는 사과 전지가 한창”이라며 “소백산 국망봉 줄기에 있는 골짝마다 사과가 가득하다”고 했다. 정말 그랬다. 옛 사람들이 산전을 일구어 농사짓던 모든 땅에는 사과나무가 빼곡히 심겨져 있다.
마을의 역사 1849(헌종 15년) 안정구(安廷球, 1803-1863)가 편집한 순흥읍지(자향지)를 보면 배점지역은 순흥부 내죽면에 속했으며, 당시 내죽면에는 성북(城北), 속수(涑水), 원촌(院村, 원단촌), 금성(金城, 향교), 옥계(玉溪, 유점), 광문(廣文, 너르기), 송림동(松林洞, 송여골), 덕현(德峴) 등이 있었다. 그 후 1914년 일제가 행정구역을 통폐합할 때 영주군 순흥면 배점리가 되었다. 이후 인구 증가와 행정 편의를 위해 배점1,2리로 구분됐다. 현재 배점2리에는 45호에 100여명이 산다.
배점의 유래 배순의 대장간은 어디에 있나 배순의 대장간을 찾아 갔다. 비좁은 마을 안 골목길을 지나 시멘트 포장길로 500m 가량 산 중턱으로 올라가니 산비탈은 모두 과수원이다. 마을 어르신이 가르쳐 준 대장간 자리는 과수원 안쪽 도랑가였다. 대장간의 흔적은 찾을 수 없고 그 자리에 원두막 한 채가 있다. 이곳으로부터 동쪽으로 100여m 쯤 떨어진 산 중턱에 배순의 묘가 있다. 2011년에 촛대석과 상석을 설치하고 거북 받침돌 위에 ‘충신백성배순지묘’라고 쓴 비석을 세웠다. 마을 사람들은 “옛 대장간 자리에 ‘초막 대장간’을 복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순은 누구인가
그는 퇴계 선생이 돌아가시자 3년 상복을 입었으며, 선조 임금 승하 때도 3년 상복을 입고 국망봉에 올라 도성을 향해 곡했다고 한다. 그는 성실한 생활인이었으며 장인이었다. 무엇보다 성리학의 핵심인 경(敬)사상을 실천한 참된 학자였으며, 충과 효의 모범을 보인 인물이었다. 단곡 곽진은 배순정려비문에서 “참된 충과 참된 효는 오직 배순뿐이다(純忠純孝惟純耳)”고 썼다.
동신(洞神)이 된 배순
김진환 이장은 “을미년 동제 제관은 윤상석 배점1리 이장, 김진환 배점2리 이장, 김해년 새마을 지도자, 이진우 어르신 등으로 선정했으며, 그 외 집례자, 집사 등 여러 명이 있고 경주배씨 종친회에서도 다수 참제한다”고 말했다. 배순은 죽어서도 마을을 지키려는 듯 배점마을 뒷산에서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다.
옛 배점초등학교
1945년 9월 재설립되어 1950년 제1회 졸업생 12명을 배출했다. 그 후 1993년 44회까지 1천 267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1993년 3월 분교장으로 격하되었다가 2008년 폐교됐다. 농촌 인구가 급증하던 1970년대 초에는 전교생 300명이 넘는 산촌학교였으며, 1985년 병설유치원 개원, 1986년 벽지학교로 지정 등 영주교육사에 기록을 남겼다. 배점마을 사람들 죽계구곡 이화동(九曲) 옆에서 냉이를 캐고 있는 신경자(72) 할머니께 “배순의 대장간이 어디에 있느냐?”고 여쭈었더니 “배순의 대장간은 마을 뒤로 한참 올라가서 산중턱에 있다”고 알려 줬다. 마을 가운데 마을회관이 있다. 마을회관 앞에는 ‘이화동천(梨花洞天, 경치좋고 살기좋은 하늘동네)’이란 표석이 있고 그 아래에는 “사랑과 화합으로 인심좋고 살기좋은 우리마을 배점”이라고 새겨져 있다. 회관 마당에서 김영구(76) 어르신을 만났다. “회관에서 점심먹고 쉬었다가 사과 전지를 하러 가는 길인데, 5시 경이면 다시 모인다”고 하면서 차를 몰고 농장으로 향했다. 권순택(72) 노인회 총무는 “마을회관은 2004년에 준공했고, 이층 죽계경로당은 2014년에 증축했다”고 하면서 “우리 경로당은 점심과 저녁식사를 함께 하고 있으며, 서로 돕고 건강도 챙겨 주면서 가족처럼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경로당 안방에서 김임순(74), 박명자(69), 장성희(74) 할머니 등 여러분을 만났다. 1년 전 성황제 취재차 왔던 기자를 기억하고 반갑게 맞아주니 고마웠다. 할머니들은 “매일 세 사람씩 당번을 정해 식사 준비를 한다”면서 “저녁을 먹고 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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