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릴적 할머니가 소백산에 나물뜯으로 가면
고모와 소리실 쯤 나물마중을 갔었다.
새벽에 나가신 할머니는 어둠이 내릴때쯤 돌아오신다.
할머니의 나물보따리엔 참나물 취나물이 있고 매듭쪽엔 송구(송기, 소나무 새가지의 속껍질)
몇가지 꽂혀있었는데 송구에는 할머니의 손자 사랑이 뜸뿍담긴 송구였고
그 송구맛을 아는 사람은 몇 안 될 것 같다.
그 당시 송구는 국싯꼬리, 오디, 찔래 등과 함께 아이들의 계절 간식 꺼리였다.
그 때, 할머니로부터 마당목이, 늦은목이 등 소백산 나물길 지명을 들은 바 있었다.
2011.6.6(월, 현충일, 단오날) 그 곳에 가보게 됐다.
오랜 어릴적 친구 김태진, 백윤흠,권오찬, 이돈춘, 김종예, 최우철, 나 모두 7명이다.
승용차로 고칫재까지 올라 국망봉 방향으로 걷기시작했다.
가파른 오른막길을 오르고 숲속길을 지나고 헬기장도 지난다.
햇빛을 받은 참나무 잎사귀들이 바람에 팔랑이는 아주 기분좋은 날이다.
1.5Km 지점쯤에서 옛궁터도 찾아보고 기왓장도 뒤집어보고
1.9Km 지점에서 참나물, 취나물도 뜯고 자연 속에 푹빠져 보았다.
깊섶에 주저앉아 막걸리로 새참을 먹고
친구들이 소백산 능선 북쪽으로 나물을 찾고 있을때
나는 이돈춘과 국망봉 방향으로 걸어 올라 갔다.
2.5Km 지점에 마당치 푯말이 나왔다.
참 많이 듣던 이름인데 여기서 만나니 반가왔다.
마당치는 작은 운동장 만큼 넓었다. 그곳엔 키큰 층층나무가 하얀꽃을 피웠고
다래덤불이 온통 마당목이를 덮고 있었다.
옛날에는 마당목이라 불렀는것 같은데 지금은 마당치(峙, 재치)로 부른다.
아마도 연화동 방향에서 골짜기를 올라오면 마당치에 오를것 같다.
마당치를 넘어 영춘방향으로 가면 넚은 나물밭이 나올것 같다.
마딩치는 소백산 능선을 넘는 낮은 고갯길로서
지금은 등산로이지만 옛날에는 나뭇길이요, 나물길이었다.
마당치에 서니 할머니 생각도 나고 송구 생각도 났다.
마당치에서 1Km 쯤 더 올라가고 있는데 멀리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메아리 되어 들린다. '형제봉 갈림길까지 가보려고 했는데!'
아쉽지만 가든 길을 돌려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점심시간이다. 배낭 속 음식을 내어놓고 밥도 먹고 막걸리도 먹고
안동소수(42도)도 한 잔씩하고 나니 흥겹고 즐겁다.
자연과 친구와 먹거리가 만난 최고의 오찬이다.
마당치에서 취나물과 참나물을 섞어 싸먹는 쌈밥맛은 세상 사람들은 모를것이다.
그리고
산에서 내려와 태진네 집에서 돼지고기 불고기를 먹으니
세상에 이보다 더 맛있는 것은 없도다.
[단산사람들]
고치령(고칫재)/동쪽은 태백산, 서쪽은 소백산
태백산 줄기와 소백산 줄기의 경계
고치령 표석/안내 표석
신령각/태소백 신령을 모신곳(단종과 금성대군을 뜻하기도 함)
산행의 시작
가다가 못가면 쉬어서가지!
숲 터널
"고바이 세다"/고바이(일본어, 경사)
헬기장에서 휴식
참나물 발견
궁터로 추정되는 곳 설명
막걸리 참
성문
마당치
다래 덤불(넝쿨)
푸르름 가득한 마당치 전경
경북 영주시 단산면 좌석리/태진네 집 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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